과학고등학교 합격 후기
드디어 과학고등학교에 합격하게 되었다.
오랜 기간동안 노력한 만큼 더 기뻤고, 과학고에서 하게 될 활동이나 생활이 기대되기도 했다.
과학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준비했던 과정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 같다.
준비했던 과정을 돌아보고 나니, 다시 영재고나 과학고를 목표로 하여 준비한다고 했을 때 알면 좋은 정보들이 있어서 공유해보려고 한다.
우선 나는 영재고나 과학고를 목표로 하게 된 계기가 매우 단순하다.
좋아하는거 시켜준데서...
그저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 과학, 코딩 분야에 관심이 많았기에 좋아하던거 계속 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한 것 뿐이었다.
이렇게 영재고/과학고 진학을 목표하게 된 나는 중학교 3학년 초부터 준비하기 시작했다.
사실 이전까지는 목표하기만 했지 영재고나 과학고의 특징이나 입학 전형, 조건, 경쟁률 등 아무런 정보도 알지 못했다.
우선 영재고와 과학고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우선 영재고와 과학고는 법적으로 다르다.
과학고의 경우 초중등교육법을 따르게 된다.
즉 교육청 소속이고 국가가 지정한 교육과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점에서부터 이미 학교의 교육 내용이나 신입생 선발 기준이 달라진다.
영재고의 경우 영재교육진흥법을 따르게 된다.
이는 학교가 알아서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하게 되고, 과학고에 비해 보다 자율적인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영재고는 무학년제로 학점제를 시행하여 일정 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또한 졸업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영재고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
우선 영재고는 1차에서는 서류평가를 진행하고, 2차에서는 지필시험을 진행한다.
1차에서 자소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때 주로 진로나 지원동기와 관련된 문항, 수학과 과학 탐구 경험 관련 문항, 탐구 역량이나 자기주도학습태도와 관련된 문항, 봉사활동이나 기타 활동 경험과 관련된 문항 등이 있다.
이때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자세하게 작성하되, 자신이 실제로 진행하지 않은 활동을 지어내서 적거나 교육과정을 많이 벗어나는 (대학 과정 등)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기초적인 조사만으로 작성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이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으나, 자신이 직접 하지 않은 활동을 작성할 경우 자소서의 내용이 서류 평가자가 읽었을 때 오류가 보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이 학생이 해당 주제에 대해 제대로 모르며 제대로 탐구 활동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너무 어려운 주제를 선택할 경우 학생이 직접 탐구를 진행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따면 좋은 주제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좋은 주제는 자신이 평소에 진행했던 탐구 중에서 자신의 성장 과정이나 진로 개척 과정과 엮을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우선 자신이 직접 진행한 탐구의 경우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자신의 탐구에 대한 태도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점이 진로의 개척에 영향을 주어 영재고 입학 이후에 목표를 드러낼 수 있다면 서류 평가자 입장에서 가장 뽑고 싶은 학생일 것이다.
2차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2차 지필평가에서는 수학과 과학 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때 중학교에서 치던 시험과는 매우 다른 창의성 문제들이 나오게 된다.
수학과 과학 모두 중요하지만, 나는 특히 수학을 더 강조하고 싶다.
왜냐하면 평소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있고 공부를 해왔다면 과학의 경우 문제를 푸는 데에 생각보다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쉽게 풀린다는 뜻은 아니고, 준비를 할 때 예상한 난이도보다 수학은 더 어려울 것이고, 과학은 조금 쉽게 느껴질 것이란 거다.
이는 다른 학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과학에서 높은 점수를 맞고, 수학에서 점수가 갈리게 된다.
혼자 공부를 하든, 학원을 다니든 영재고 대비 모의고사를 보며 연습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을 풀기 전에 다양한 학교의 기출을 풀어봤나고 먼저 물어보고 싶다.
왜냐하면 학교 기출은 생각보다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른 학원들은 어떤지 모르겠다만, 내가 다니던 학원의 경우 기출을 중요시하지 않고 모의고사를 중심으로 연습하였다.
하지만 나는 모의고사가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과학 모의고사는 중학교 범위가 아닌 고등 내용을 이용하여 문제를 출제한다. 나는 이 점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영재고 시험에서 고등 내용이 아예 도움이 안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시험을 본 경험상 고등 내용이 직접적으로 필요한 문제가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재고 시험 준비를 위해 선행을 하기보다는 중학 내용을 복습하고, 특히 여러 분야를 융합한 문제나 교과서 등에 나오는 실험 과정 등을 연습하는 것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수학의 경우 초반에는 창의성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해보며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는 것을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영재고 문제는 내신과 달리 유형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유형이 나오게 된다.
그렇기에 새로운 신박한 문제를 본 후에 이를 배운 교과 내용과 빠르게 연결하여 풀이를 생각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 풀이를 생각해내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고, 단순히 문제 풀이를 듣는 것만으로는 실력이 잘 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풀이만 들으면 어짜피 같은 유형이 안나오기에 새로운 문제를 보았을 때 풀이를 스스로 생각해내는 힘을 기르지 못하기 때문)
시간을 들여서 문제를 풀며 연습을 한 후에는 다양한 기출과 모의고사를 풀어보며 문제를 풀이하는 정확도와 속도를 맞추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간!!
나의 경우 평소 창의성 문제를 잘 맞추는 편이었으나 2차 지필평가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그러나 옆 친구의 경우 합격하였다.
차이점이 뭘까?
그것은 바로 문제를 풀 때 걸렸던 시간 차이였던 것 같다.
나는 문제를 보고 풀이를 생각해내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었고, 이것이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푸는 지필평가에서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시험이 끝난 후에 보았을 때에는 풀 수 있는 문제였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절반 가량의 문제를 보지도 못하고 시험장을 나오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시간 안에 풀이하는 능력도 길러야 한다 생각하고, 이를 위해서는 풀이를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풀이를 평소에 더럽게 작성하게 되면, 풀이를 시험시간에 작성할 때 문제를 푼 후 추가적인 시간을 할애하여야 하기에 불리할 수 있다.
과학고를 위해 준비해야 하는 것들
과학고의 경우 학교에 따라 서류평가를 진행하는 학교도, 진행하지 않고 바로 면담평가를 진행하는 학교도 있다.
하지만 두 경우 모두 준비해야 하는 것들은 비슷할 것이다.
우선 자소서의 경우 영재고와 비슷하게 작성하되, 과학고의 자소서의 경우 작성한 모든 내용을 숙지하여 관련된 질문이 면답평가에서 나왔을 때 대답할 수 있어야 하기에 더욱더 자신이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는 내용을 작성해야 한다. 또한 진로, 과학탐구, 수학탐구 이 세가지 분야의 내용이 모두 연결되어 하나의 스토리를 구성하도록 작성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진로와 탐구 지원동기를 연결하여 이를 입학 후 계획과 다시 연결시킨다면 면접관 입장에서 경험과 자기주도적 능력과 목표를 전부 가진 학생으로 판단할 수 있기에 뽑고 싶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주제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나는 어렵고 멋져보이는 주제보다, 참신하고 진로와 연관성이 있고, 중학생이 할 수 있을만한 주제를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과학고의 경우 자소서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이를 잘 숙지하여 면담에서 잘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재고/과학고 자소서 단골 주제중 하나인 페르파 포인트에 대해 작성한 학생과 기울어진 삼각뿔의 부피를 구하는 공식을 만든 학생이 있다 해보자.
첫 번째 학생의 경우 교육과정에 나오지는 않지만 궁금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며 페르마 포인트에 대해 탐구해보았고, 이를 활용하여 시청의 적절한 위치를 구해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수학적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학생의 경우 자신이 진로가 건축설계사이며 평소에 건축과 설계에 관심이 많아 다양한 건물의 설계도를 살펴보았다. 그러다가 삼각기둥 모양이지만 아랫면과 윗면이 일치하지 않는 특이한 구조의 건물을 보게 되었고, 이의 부피를 구해보고 싶어서 이를 위한 공식을 유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기존 부피를 구하는 방식이 아닌 도형을 잘라서 이어붙임으로써 도형을 단순화하는 기법을 사용하여 공식을 유도해낼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대충 작성한거라 물론 길이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그걸 제외하고 봐도 내가 말한 자소서를 스토리를 구성하듯 작성하라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대충 감이 올 것이다.
또한 주제의 난이도나 깊이는 첫 번째 학생이 높음에도 두 번째 학생이 더 탐구 열정 많아보이고, 목표와 진로가 뚜렷해보인다.
추가적인 팁!
이러한 여러 유의사항을 알더라도 평소에 탐구를 진행해놓지 않아서 아예 주제가 생각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나도 그러하였다.
정보 부분에서는 평소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기에 문제가 없었지만 과학의 경우 아무런 실험도 진행한 적이 없었다.
이럴때 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주제를 찾아 이야기를 가짜로 지어내지 말고 지금이라도 좋으니 탐구를 직접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수학, 과학 교과서를 한번씩 읽어보며 궁금한 점이 생기지는 않는지 생각해보거나 다양한 책이나 뉴스, 글을 읽으며 평소에는 하지 않았던 생각이나 상상들을 해보면 좋다.
직접 탐구를 진행해보는 것을 권하는 이유는, 직접 탐구를 진행하는 것과 진행하지 않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영재고의 경우 자소서의 내용을 물어보지 않으니 문제점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자소서의 내용을 면담평가를 통해 확인하는 과학고에서는 직접 진행하지 않은 주제의 경우 면담에서 탐구 내용과 관련된 사이드 질문을 했을 때 대답을 못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직접 과학 실험을 했을 경우 면접관이 탐구를 진행할 때 기구 사용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 있었냐고 물으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면 된다.
분명 아무런 어려움 없이 실험이 완벽하게 진행됐을 리는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이건 중학생의 탐구다.
하지만 직접 실험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실험 결과나 과정은 외워서 숙지하고 있을지 몰라도, 이외의 질문이 갑자기 날아오면 바로 말을 지어내며 답변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면담평가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면담평가의 경우 자신이 작성한 자소서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는 것이 1순위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작성한 것인데 자신이 모르게 되면 안되기 때문이다.
그 다음 자신의 생기부에 작성되어 있는 내용을 위주로 나올만한 질문들을 추려서 연습하면 된다.
이때 답변 연습의 경우 2가지로 나누어 연습해야 한다.
첫 번째는 나올만한 예상 질문지를 토대로 답변할 내용을 미리 구상한 뒤 이를 기억하여 연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의 자소서 내용을 자신이 몰라서 대답을 못하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
이때 답변을 문장으로 하나하나 작성하여 긴장되는 면담시간에도 무리없이 답변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일부러 긴장되는 상황 (선생님 앞, 부모님 앞)에서 한번쯤은 연습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들어왔을 때 적절히 대처하여 질문을 답변하여 넘어가는 것이다.
과학이나 수학 관련 질문의 경우 대부분 자소서나 생기부 위주로 나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성 면접 부분에서 필요한 연습일 텐데, 인성 면접의 경우 질문을 대답하지 못하여 얼버무리지만 않고 대답을 해서 질문을 무난하게 넘기기만 한다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이 없다. 따라서 갑작스런 질문에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생각해서 대답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면접은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면접의 경우 영재고 시험보다 문제 난이도 자체는 쉽다.
물론 난이도가 어려운 일부 학교도 있다. (경기북과고 등)
하지만 영재고 시험과 차이점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풀이를 종이에 작성하는 것이 목표가 아닌 말로 설명하는 것, 즉 구술이 목표라는 것이다.
아무리 문제를 잘 풀었더라도 설명을 간결하고 정확하게 하여 자신의 풀이 의도를 면접관에게 전달하지 못한다면 풀이를 작성한 종이는 바로 버려져서 평가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과학고의 기출을 풀어보며 연습을 하되, 문제를 푼 후 다른 사람에게 시간안에 설명하는 연습도 해야 한다.
그리고 과학고 문제의 경우 영재고 문제보다 교육과정의 개념을 융합하여 출제한 느낌이 더 강하다. 고등 내용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고, 전부 중등 교과 내에서만 출제된다. 다만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고, 내신처럼 단순한 문제가 아닌 긴 지문을 포함한 문제이기 때문에 글을 읽고 이해한 뒤 다양한 분야를 융합하여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할 뿐이다.
글을 마무리하며
과학고 합격했으면 수학, 과학 공부나 해야지, 왜 이걸 쓰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